
오아후섬에서 열린 한 지역 커뮤니티 모임에 참석했을 때였다. 한 할머니가 조심스럽게 꺼낸 말이 유독 오래 남았다. “나는 미국인이 되기로 동의한 적 없어요.” 회의실은 잠시 조용해졌고, 나는 그 고요 속에서 역사책에 없던 목소리를 들었다. 그날 이후, 하와이 주 편입의 역사를 단순히 ‘과거 완료형’으로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1959년, 하와이는 공식적으로 미국의 50번째 주가 되었다. 하지만 편입의 과정은 단순한 찬반 투표의 결과로만 설명되기엔 복잡하고 섬세하다. 킹덤 시절의 전복, 잠정정부 수립, 미국의 병합 선언까지 이어지는 흐름에는 정치적 이해관계와 군사 전략, 문화적 침투가 뒤엉켜 있다. 무엇보다, 당시 원주민 다수는 의사 결정의 주체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자주 생략된다.
학계에선 오랫동안 ‘국가 정체성’이나 ‘자치권의 의미’를 두고 논쟁이 이어져 왔다. 나 역시 처음에는 하나의 역사적 사건으로만 접근했다. 하지만 하와이 현지에서 만난 이들의 일상은 여전히 이 문제와 연결돼 있었다. 학교 교과서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지 못하는 아이, 하와이어를 일부러 배우는 청년, 미국 국기에 대한 복합적 감정을 가진 중년들까지—그들은 여전히 ‘편입’ 이후를 살아가고 있었다.
이 사이트를 통해 다루고 싶은 건, 단순히 주 편입의 연표가 아니다. ‘왜 그 일은 일어났는가’, ‘그 과정에서 누가 배제되었는가’, 그리고 ‘지금 우리는 무엇을 복원하려 하는가’에 대한 질문들이다. 자치권을 되짚는다는 건 과거로 돌아가자는 의미가 아니라, 제대로 된 시작을 다시 묻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와이 주 편입은 끝난 사건이 아니라, 여전히 유효한 서사다. 그리고 그 안에는 국가라는 틀로는 담기지 않는 감정, 언어, 정체성이 살아 있다. 김태은 연구원으로서 나는 그 복잡한 결을 단순화하지 않고, 오히려 드러내고 엮어내는 데에 집중할 것이다. 그렇게 다시 질문을 던져보려 한다 — 우리는 그때, 무엇에 동의한 것인가?


